극한에 도전하는 최고의 정열적 스포츠 -

[2014제주국제아이언맨대회 완주 후기]

“극한에 도전하는 최고의 스포츠!”

이 한마디 말에 매료되어 지금 여기에 서 있습니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이 한마디 말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철인3종!!

누구나 철인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철인3종을 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철인3종은 극한의 스포츠이며, 태초부터 인간은 생존과 사냥 그리고 정복을 위해서 달렸고, 말을 탔고 헤엄을 쳤듯이 가장 인간의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운동입니다.

철인 3종은,

페널티가 많아도 골만 넣으면 이기는 축구처럼, 운이 좋아 홀컵에 공만 잘 들어가면 이기는 골프처럼, 상대방을 잘 속여야만 이기는 야구처럼, 기타 등등의 스포츠와는 다릅니다.

상대방을 속이지도 해하지도 않습니다. 우연도 꾸밈도 없습니다. 상대방과 다투지도 않습니다. 특별히 내기(게임)도 하지 않습니다.

철인 3종은 오직 내 자신과 육체 그리고 정신과의 순수한 싸움뿐입니다.

시대가 많이 편해졌습니다.

뛰는 것은 물론이며 잘 걷지도 않습니다. 자동차가 우리의 발을 대신합니다.

사냥을 하지도 않습니다. 마트에 가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넘쳐납니다.

육체를 많이 쓰지 않습니다. 세탁기가 청소기가 리모콘과 컴퓨터가 우리의 육체노동을 대신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을 합니다.

유치원에서,학교에서,직장에서,사회에서...경쟁없고 스트레스 없이 살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스포츠만 보더라도 경쟁없고, 게임없는 운동은 그리 사회적으로 인기가 많지 않음을 종종 봅니다.

운동에 트랜드 또한 내가 직접하는 육체적 운동에서 이제는 보며 즐기며 게임하는 운동으로 변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날개는 있지만 날지 못하는 타조,펭귄,갈라파고스가마우지새처럼 우리 인간도 뛰지 못하는 때가 어쩌면 올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운동화끈을 질근 동여매고 가장 순수하며 인간적인 운동인 철인 3종에 도전하며 인생을 내 본연의 의지대로 즐겨보면 어떨까요?

누구나 철인이 될 수 있다면 철인에 대한 우리의 자부심도 없을 것입니다.

며칠부턴가 일기예보를 자주 보는 습관이 생겼났습니다.

혹, 비가오면 어쩌나, 바람이 세게 불면 어쩌나, 아니면 한여름인데 땡볕이면 어쩌나...

올해는 슈퍼맨대회로 만족하고 내년에 제주대회를 신청할 걸 그랬나...

근데, 내 몸상태는 완전하지도 않잖아...

파도가 좀 치면 수영도 컷오프되거나 물만 먹다 나올것 같고..유바없는 잔차상태도 그렇고....

더군다나 마라톤은 수년전에 딱 한번 풀 뛰어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영 자신이 없네...그래, 어쩌면 태풍이 와서 대회가 취소될지도 몰라...ㅋ ㅋ ㅋ

까짓것 참가비 30만원...비싼술 먹었다 치지뭐...

대횟날이 다가 올 수록 이런저런 잡생각과 긴장, 떨림은 나를 가끔씩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대횟날에 맞추어 주간계획이 짜여져 가고 있었고, 긴장감에서 오는 아드레날린이 오히려 감정을 흥분시키며,

나약한 생각들을 잠재우고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그래, 2014년 7월 13일!

비가오든, 땡볕이 내리쬐든, 태풍이 오든지 간에 지금껏 내 평생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한계점에 도전하는 거야!!

함께 출전하는 영주가 11일 저녁부터 경기설명회 및 환영만찬에 참석하고 다음날 아침 집행부에서 주관하는 공식수영훈련에 참가해서 여유있게 대회를 치르자고 한다. 좋은 제안이었으나, 마침 와이프가 운영하는 가게가 지역행사(로타리클럽회장이,취임식) 때문에 몹시도 바빠 먹고 사는게 우선이다 싶어 금요일 만찬 및 공식수영을 포기하고 토요일 오전 여유있게 출발하기 위해 저녁 늦게부터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우선, 간단하게 갈아입을 옷가지를 비롯해서, 수영에 필요한 슈트, 수경 바이크에 필요한 잔차,싸이클화,헬멧,썬글라스,썬크림,양말,장갑,파워젤,배번벨트 런에 필요한 신발,모자,양말,썬크림 등등,

참, 장거리를 뛰어야 하니깐 스타렉스차에도 기름 가득 채우고 핸드폰충전기,슬리퍼도 챙기고......아차, 정연명훈련부장님이 내게만 살짝 얘기한 비밀무기인 “육포”도 3봉지 챙기고....

가만, 뭐가 또 있지...혹 빠진것은 없나....다시한번 머릿속에 종목별 용품을 그려본다. 슈트,수경,잔차,싸이클화,헬멧........

제주시내에서 광필,윤혁,영주,신희를 만났고, 영주는 부천클럽회원들 공항마중 때문에 따로 이동하기로 하고 나머지 우리는 광필형 한턱 쏜 삼계탕으로 점심을 든든하게 하고 등록 및 검차장소인 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많은 선수들이 등록과 검차를 위해 붐비고 있었고 행사아치, 천막, 철인용물품장터가 들어서 행사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내 이름에 배번은 361번!! 이었다.

물품을 수령하고 잔차에다 배번을 달며 애인에게 속삭이듯 이렇게 말했다 “빵구나지말고 나랑같이 신나게 달려보는 거야, 알았지? 대회끝나면 기름칠해줄게”

간간히 비가내리는 가운데 우리는 필요한 몇가지 물품을 사고 수영출발코스이며, 숙소가 있는 화순으로 향했다. 간간이 오던 빗방울은 점점 굵고 세차게 차량 앞유리를 때리며 내 맘도 아프게 때리고 있었다.

일기예보는 내일 비올확률 80%, 강수량20~39mm 알리고 있었지만 이번만은 슈퍼컴퓨터가 틀렸길 바랄 뿐이었다.

비가오는 가운데 우리는 다른 모든 선수들이 하는 것처럼 잔차를 거치하고 물품백 속에 미리 준비된 큰 비닐로 잔차를 덮었다. 다행히 나의 취약종목인 수영을 할 바다는 나의 도전과 맘을 알았는지 잔잔해 있었다.

숙소인 안덕면사무소 근처에 있는 “화순휴양체험마을(010-2699-1309)”로 이동을 하고 여장을 풀었다. 숙소는 다소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산방산과 화순바다 조망이 탁 트였고 숙소(펜션)는 지은지 얼마 안된 듯 깨끗하고 넓어 편해 보였다.

대회가 아닌 편안한 휴가로 왔다면 야외에서 불판에 고기 구워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쏘주 한잔하기에는 딱인데....ㅠㅠㅠ

양태욱회장님, 원기환총무부장님과 제수씨 그리고 예쁜공주 3명을 비롯해서 우리는 내일 사용할 물품들을 스윔백, 바이크백, 런백으로 구분된 백에 하나하나, 차곡차곡 틀림없이 구분하고 집어넣었다.

특히, 선수각자 몸과 취향에 맞는 CCD, 파워젤, 육포를 비롯해서 비장병기인 특별조제드링크까지 다양하게 내일을 위해서 편하게 도란도란 얘기하면서도 비장하게 각오를 다지며 물품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렸다.

저녁식사는 대회장에서 가까운 식당에서 동태찌개와 갈비찜으로 배를 채웠는데 내 옆에 앉은 양태욱회장님이 마시고 비우는 술의 향이 마치 천리향처럼 진하게 당겨왔다.

이렇게 비오는 날에 술을 참아야 하다니...ㅠㅠㅠ

가까운 하나로마트에서 저녁 술상안주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고는 다시 숙소로 이동하고는 술상이 차려졌다. 민갑호선배님을 비롯해서 윤상,병식,철호,수정,지원씨가 추가로 합류했다.

딱, 맥주 한잔으로 허기진 술배를 위로하고 22시가 되니 양회장님이 선수 취침나팔을 불었고 나는 긴장된 마지막 밤을 애써 외면하며 이불속으로 몸을 쑤셔 넣었다.

알퐁스도데의 “별”에 나오는 목동의 맘처럼 마치 스테파네트공주가 내 어깨에 기대어 살포시 잠든 것같이 가슴은 콩당콩당 좀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게다가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와 번개, 천둥소리로 대충 선잠을 자고 말았다.

내일도 이렇게 비가온다면 물에빠진 생쥐꼴이 되겠군....

04:30분 원기환총무부장님의 기상나팔소리를 시작으로 사실상 경기는 시작되었다.

경기복 챙겨입고 바셀린을 신체가 접히는 부분마다 진덕진덕 바르고, 짐챙기고 회원모두 숙소를 나서 어제 예약한 식당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똑같은 식당에서 똑같은 식사를 시켰는데 어제는 한 그릇 다 비우던 그렇게 맛있던 식사가 넘어가질 않았다. 대충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쑤셔 넣고는 수영이 시작되는 대회장으로 향했다. 새벽 6시가 한참인데도 이미 많은 선수들이 바꿈터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회장에는 선수뿐만 아니라 응원나온 동료와 가족들로 좁은 행사장이 더욱 북적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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